솔직히 처음엔 별로였다. 멀티탭12구 찾아보다가 '올위버 멀티타워탭'이란 걸 발견했는데, 타워형이라고? 뭔가 공대생 감성 너무 나는 거 아닌가 싶었고. 그냥 평범한 멀티탭 쓰면 되지 굳이 타워로 세워놓고 쓴다는 게 좀 웃기기도 했다.
가격도 애매했다. 진짜 싼 건 아니고 그렇다고 엄청 비싼 것도 아닌, 딱 "이거 괜찮은 건가?" 싶은 가격대. 그리고 12구나 되는 멀티탭을 다 쓸 일이 있나 싶었어. 내가 전자기기를 그렇게 많이 쓰나?

근데 후기를 보니까 다들 공간 정리된다고 난리더라. 어댑터 간섭 없다, 케이블 정리 끝판왕이다, 뭐 이런 얘기들. 그래서 그냥 한 번 질렀다. 할인도 좀 들어왔고.
받아보고 처음 든 생각은 "어? 생각보다 작네?" 였다. 12cm x 12cm라고 해서 감이 안 왔는데 실물 보니까 진짜 컴팩트하더라. 높이는 좀 있지만 바닥 면적이 작으니까 책상 구석에 딱 놓기 좋았다.

그리고 써보니까 아 이게 이래서 타워형이구나 싶었다. 평평한 멀티탭은 어댑터 꽂으면 옆에 있는 구멍 못 쓰는 경우 많잖아. 근데 올위버 멀티타워탭은 세로로 쭉 올라가 있으니까 어댑터 아무렇게나 꽂아도 간섭이 없어. 12구를 진짜 12구 다 쓸 수 있다는 게 이런 거구나.
USB 포트 4개 있는 것도 생각보다 유용했다. 나는 노트북 충전기, 모니터, 스피커 이런 건 AC 콘센트에 꽂고, 무선이어폰이나 보조배터리 같은 건 USB로 충전하면 되니까 충전기를 따로 안 꽂아도 되더라. 근데 USB-C 포트가 1개밖에 없는 건 좀 아쉽긴 하다. 요즘 C타입 쓰는 기기가 더 많은데.

2m 전원 코드도 처음엔 "너무 긴 거 아냐?" 했는데 막상 써보니까 딱 좋다. 책상 아래 벽면 콘센트까지 여유 있게 닿으니까 멀티탭12구를 책상 위 원하는 위치에 자유롭게 놓을 수 있어.
근데 진짜 이게 웃긴 게, 색깔이다. 나는 블랙 샀는데 투톤으로 되어 있어서 생각보다 예쁘다. 공구 같은 느낌 전혀 안 나고 그냥 책상 위에 인테리어 소품처럼 놓여 있어. 아이보리나 올리브도 있던데 취향껏 고를 수 있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전원 스위치가 2단계로 되어 있는 것도 처음엔 "이거 왜 이렇게 만들었어?" 싶었는데, 실수로 꺼지는 걸 방지하려고 그런 거더라. 가볍게 누르면 안 꺼지고 꾹 눌러야 꺼진다. 덕분에 청소할 때 실수로 건드려도 전원이 안 나가더라.
과부하 차단 기능도 있다. 허용량 넘으면 자동으로 전원 차단되고, RESET 버튼 누르면 다시 켜진다. 아직 과부하 걸려본 적은 없지만 일단 안전장치가 있다는 게 마음 편하긴 하다.

그래도 아쉬운 점은 있다. USB 충전이 5V 전용이라 고속충전은 안 된다. 요즘 스마트폰들 급속충전 되잖아. 근데 올위버 멀티타워탭은 그냥 천천히 충전되는 거라서 급하게 충전해야 할 땐 좀 답답하다. 뭐 그래도 밤새 충전해놓으면 되긴 하는데.
그리고 무게가 998g이라 좀 묵직하다. 이동할 일 많으면 좀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아. 근데 반대로 생각하면 무게감이 있어서 안정적으로 놓여 있긴 하더라.

결론적으로 만족한다. 처음에 타워형이라는 게 좀 이상하게 느껴졌는데 써보니까 이게 정답이다. 공간은 덜 차지하면서 포트는 많이 쓸 수 있고, 케이블도 한 곳으로 모이니까 책상이 훨씬 깔끔해졌어.
멀티탭12구 찾는 사람한테는 추천할 것 같다. 특히 책상 위에 전자기기 많이 쓰는 사람, 어댑터 큰 거 여러 개 꽂아야 하는 사람한테는 진짜 좋을 듯. 나도 다른 방에도 하나 더 살까 고민 중이다. 아 그리고 KC 인증도 받았고 난연 재질이라 안전 쪽은 신경 많이 썼더라. 뭐 이런 건 당연한 거긴 한데.
아무튼 처음엔 의심했지만 지금은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굳이 멀티탭 하나로 고민할 필요 있나 싶지만, 막상 좋은 거 쓰면 차이가 느껴지긴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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