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7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세실극장의 ‘안네 프랑크’ 공연이 세실극장 마지막 공연이었다고 합니다. 정동 세실극장 폐관 소식입니다. 연극의 마지막 공연이자 세실극장의 마지막 공연이란 소식을 들은 사람들이 많이 몰리긴 했지만 마지막이라니 아쉽네요. 오후 4시 20분경 연극이 막을 내리고 무대 조명이 꺼지자 관객들은 자리를 떴다. 하지만 쉽게 극장 밖으로 발을 떼지는 못했다.
세실극장은 이렇게 폐관을 했습니다. 1976년 개관한 지 42년 만이라고 하네요, 2013년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지 5년 만이기도 합니다.
세실극장은 개관 이듬해부터 연극협회가 연극인회관으로 사용하며 대한민국연극제를 1회부터 5회까지 개최했습니다. 한국 연극사의 생생한 무대이자 상징성을 지닌 세실극장은 미래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서울시는 2012년부터 문화재로 등록되지 않은 서울 근현대 유산 중 미래에 남길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것을 미래유산으로 지정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 뭐하나요. 운영이 안되는데. 정동 세실극장은 재정난을 이기지 못했다고 합니다. 지난해 12월 31일 성공회 측과 맺은 임대 계약은 종료되었다고 하네요. 다만 ‘안네 프랑크’의 마지막 공연이 있는 이날까지는 문을 열 수 있었던 것이라고 합니다.
김민섭 세실극장 극장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서울시로부터 협상을 중재하거나 재정 지원을 해주겠다는 말은 없었다. 미래유산으로 지정됐지만 시가 특별히 홍보를 해준 적도 없다. 이런 공간의 공공성을 지켜주는 데 시가 실질적인 도움을 주면 좋겠다”
45년 역사를 인정받아 2013년 미래유산으로 선정된 서울 서대문구 ‘공씨 책방’도 이달 말 가게를 비운다는 소식 친구에게 들은 적이 있습니다. 역시 임대료 문제로 소송까지 갔지만 허사였다고 합니다. 책방 주인 최성장 씨는 “건물주와 법정 다툼을 할 때 미래유산이라는 점이 고려되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사 갈 곳을 찾지 못해 우선 근처 지하창고로 옮긴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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